2025. 7. 18. 13:28ㆍ향기탐험

우리는 비오고 난 뒤에 나는 흙냄새를 따로 부르는 말이 없지만, 외국에서는 'petrichor [페트리코어]'라고 부른다. 흙냄새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연구를 했던 연구원들이 과학 최고 저널 ’네이처 Nature'에 기고할 때 돌을 의미하는 고대 그리스어 πέτρα[pétra]와 신들이 흘린 피를 뜻하는 ἰχώρ [ikhṓr] 를 합쳐 ‘petrichor'라고 부를 것을 제안했고 그 이후로 일상적인 용어로도 굳어졌다고 한다.

비가 온 뒤 공기중에서 진하게 풍기는 흙냄새의 원인은 ’에어로졸‘에 있다. 에어로졸은 공기 중에 떠 있는 미세 입자를 말한다. 비가 내리면 빗방울이 표면이 고르지 않고 구멍이 많은 지표면에 닿으면서 그 표면의 구멍들에 있던 공기가 땅과 빗방울 사이에 작은 기포를 형성한다. 빗방울이 땅에 닿고 터지면서 생긴 미세한 작은 물방물들과 작은 기포가 함께 위쪽으로 방출되며 에어로졸이 만들어지게 된다. 그때 그 작은 기포들이 땅 속 성분을 포함함으로써 흙냄새가 나게 되는 것이다. 속도가 느린 빗방울일수록 더 많은 에어로졸을 만들어내는데, 이 때문에 보통 가벼운 비가 내린 뒤에 약간 습한 상태에서 더 많이 느껴지는 이유이다.

이때 땅 속의 향을 내는 성분은 ’지오스민‘이라는 흙에 사는 박테리아가 내뿜는 포자의 부산물이다. 주로 방선균류라고 불리는 토양균이 지오스민을 방출하는데, 토양에서 유기물을 분해하는 박테리아로 토양 표면 바로 아래서 서식하고 있다.
사람의 후각이 동물보다 유독 지오스민에 예민하다. 1L에 수 나노그램만 있어도 감지할 수 있다고 한다.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부 학자들은 진화적인 부분에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수돗물에 조금이라도 흙냄새가 섞이게 되면 사람들은 비릿하다고 느낀다.
숲속에서 나는 흙냄새는 좋다고 느끼는데 미량이라도 섞이면 왜 비릿하다고 느끼는 걸까?

그건 아마도 풀냄새와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 향이 다 섞여서 비롯된 향이라서 단일 향만 맡을 때와 다르게 자연적으로 조향이돼서 그런것 아닐까하는 추측이다.
풀냄새는 휘발성이 강한 ‘테르펜’이라는 성분에 있다. 테르펜(C5H8)은 탄화수소로서, 천연 방향 물질의 기본 단위이다. 나무에서 내뿜는 피톤치드를 이루는 주요 물질이기도 하다. 이 물질은 식물 스스로 주위 환경과 해충에 대해 방어 기능을 갖는 성분인데, 심신안정과 항산화 효능이 있다. 주로 아로마 에센셜 오일에서 많이 발견된다. 삼림욕을 통해 심신안정과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것도 바로 이 물질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침엽수에서 발산하는 테르펜의 양이 활엽수보다 많은데, 그 이유는 아마도 잎의 표면적 때문일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삼나무나 소나무 주변에서 피톤치드 향을 더 잘 감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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